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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장스케치] 광명시환경교육센터│작가와의 만남 '생명 감수성의 시간_김성호 생태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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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감수성, 삶의 태도를 이야기하다』

2026년 1월 28일(수) 오후 3시, 광명시 평생학습원 104호에서 생태작가 김성호님의 강의「생명 감수성의 시간」이 개최되었다. 이번 강의는 ‘환경교육활동가 역량강화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되었으며, 환경과 생태에 관심 있는 광명시민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의미 있고 흥미로운 시간으로 진행되었다.

김성호 생태작가는 “딱따구리 아빠”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식물생리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서남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로 오랫동안 재직했다. 특히 조류를 중심으로 한 생태 관찰과 기록으로 주목받아 왔으며, 「큰오색딱따구리의 육아일기」를 비롯하여 「동고비의 시간」, 「어여쁜 각시붕어」 등 자연과 생명을 주제로 한 다수의 저서를 집필했다.

작가는 교수로 재직하면서 섬진강과 지리산 일대를 중심으로 자연을 가까이에서 관찰하는 일에 매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강의 중 김성호 작가는 딱따구리를 바라보게 된 개인적인 계기도 들려주었다.

"딱따구리를 보며 평생 목수로 살아오신 아버지가 떠올랐습니다.
숲에서 목수인 딱따구리가 새끼를 키우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문득 그 모습 위로 나를 키우신 아버지의 일생이 겹쳐 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딱따구리에게 더 관심이 갔던 것 같습니다."

작가는 호기심을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인 듯했다. 딱따구리에 대한 관심은 곧 집요한 관찰로 이어졌고, 그 시간은 무려 17년에 달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비로소 책으로 정리해 세상과 나눌 수 있겠다고 느꼈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며, 30년쯤 되었을 때 다시 한 번 관찰의 결과를 세상에 내놓고 싶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김성호 작가는 본격적으로 생명 감수성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생태전환 교육과 인성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을 먼저 짚어주었다.

"다변화되고 복잡해진 현대사회는 수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이 시도되고 있고,
학교 현장에서도 정말 많은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교육이 의미 없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는 생명 감수성, 즉 생태 감수성의 부재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작가는 생명 감수성에 대해 “자신을 더 없이 소중히 여기듯, 그만큼 다른 모든 생명 또한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라고 정의했다.
생명 감수성이란 인간을 포함해 동물, 식물, 미생물 등 살아 있는 모든 존재를 ‘살아 있음’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이들과 공존하려는 마음이라 할 수 있다. 그 안에는 존중과 공존의 태도가 바탕이 된다. 나를 인정하는 동시에 나 이외의 존재를 인정하는 일은, 결국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기도 하다.

김성호 작가는 생명 감수성을 키우기 위한 몇 가지 삶의 태도를 제시했다.

첫째, 자세히 보는 삶
거리를 좁히고 멈춰 서서, 관심을 가지고 대상에 다가가 세심하게 살펴보는 태도다.

둘째, 눈높이를 맞추는 삶
관찰의 대상이 되어보려는 시도, 즉 상대의 자리에서 바라보려는 마음을 의미한다.

셋째, 오래도록 충분히 기다리며 지켜보는 삶
만날 때까지,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시간을 들여 바라보는 인내의 태도다.

넷째, 무엇 하나만 깊이 바라보는 삶
인생에서 단 하나의 대상이라도 열정적으로 관찰하고 몰입해 보는 삶의 방식이다.

강의 후반부에서는 작가가 직접 포착한 사진들을 통해 자연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기다림과 시간의 미학이 만들어낸 찰나의 순간들이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딱따구리는 산란을 앞두고 하루에도 1만 2천 번이 넘는 부리질을 하며, 부리가 부러질 만큼의 노력을 들여 약 3주에 걸쳐 둥지를 만든다. 그렇게 공들여 완성한 둥지는 다시 사용하지 않는다. 새끼가 둥지를 떠나면, 어미 또한 안전을 위해 그 자리를 떠난다.

작가는 호기심을 가지고 그 ‘빈 둥지’가 이후 어떻게 되는지를 꾸준히 관찰했다. 그 결과, 딱따구리가 남긴 둥지가 동고비와 박새, 다람쥐, 소쩍새 등 또 다른 생명들의 보금자리로 차례차례 활용되는 모습을 기록할 수 있었다. 딱따구리는 단순히 부리로 나무를 쪼는 새가 아니라, 숲에 안전한 집 한 채를 남기고 떠나는 존재였던 셈이다.

특히 동고비는 넓게 뚫린 둥지의 입구를 진흙으로 메워 자신의 몸에 맞는 크기로 조절한다. 자연으로부터 얻은 것을 그대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만 바꾸어 사용하는 생명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제 잠시 멈춰 서서 길가의 풀꽃을 관찰해 보자.

봄이 되면 이름 모를 풀꽃들이 여기저기 피어난다. 처음에는 그저 작은 보라색 꽃, 하얀 꽃, 큰 노란 꽃으로 보이던 것들이 어느 순간 하나둘 이름을 갖게 된다. 개불알풀, 냉이꽃, 달맞이꽃, 꽃다지, 개망초, 제비꽃…

이름을 알고 다시 바라보면 풀꽃들은 저마다 다른 얼굴과 개성을 드러낸다. 이듬해 같은 자리에서 다시 만나면 반갑고, 다른 꽃에게 자리를 내주었을 때는 괜스레 아쉬운 마음도 든다. 이런 경험이 몇 번 쌓이고 나면, 거리의 풀꽃은 더 이상 뽑아내야 할 잡초로만 보이지 않는다. 굳이 모든 이름을 정확히 구분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매년 같은 자리에서 피고 지는 다양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면, 그 순간 이미 생명감수성은 충분히 차올라 있는 것이니까.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느끼고, 아름답다고 표현 할 수 있어야 한다.”

작가는 생명 감수성은 지식이 아니라 태도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못난이 과일을 기꺼이 고르는 선택, 화려한 포장재에 현혹되지 않으려는 소비의 마음, 길가의 풀 한 포기와 나무 한 그루에도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자세 같은 것들이다. 생명 감수성은 환경운동가만의 특별한 덕목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 속 아주 사소한 마음가짐에서부터 드러난다.

강의는 “생각 그 끝에서는 나를 보는 삶”이라는 문장으로 마무리되었다.
자연을 관찰하는 일은 숲과 새, 풀꽃에 대한 정보를 쌓는 과정만은 아니다. 오히려 오래 바라보고, 기다리고, 이해하려 애쓰는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자연을 통해 다시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게 된다. 딱따구리의 노동과 기다림, 동고비의 지혜, 길가의 풀꽃이 보여주는 매해의 반복은 결국 우리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자연을 향한 시선이 깊어질수록, 그 시선은 다시 나의 삶과 태도, 선택으로 돌아온다. 우리는 그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무엇을 귀하게 여기며 무엇을 무심히 지나치고 있는지를 묻게 된다. 그래서 이 강의는 자연을 배우는 시간이기보다, 자연을 통해 나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이었고, 생명 감수성이란 결국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자 동시에 나를 대하는 태도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물론 작가의 멋진 사진들과 함께 말이다.

광명시환경교육센터에서는 시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톺아보기’ 시리즈 교육과 탐조 활동 등 생태와 환경을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올해 역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은 광명시환경교육센터 SNS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으며, 관심 있는 시민 여러분이 꼭 참여하시면 좋겠습니다.

광명시환경교육센터 인스타그램 @gmeec8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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