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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홀씨단이 만난 사람] 광명길고양이친구 오지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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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길고양이, 그 아름다운 동행을 위해"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반길 만한 시를 한 편 읽어 본다. 기욤 아폴리네르가 쓰고 황현산이 옮긴 ‘고양이’라는 제목의 시다. “내 집에 두고 싶은 것:/ 사리를 아는 여자 하나,/ 책 사이를 거니는 고양이 한 마리,/ 하루도 거르고는 살 수 없는/ 사계절의 친구들.”

여기 사시사철 아니, 날마다 고양이를 엄마처럼 살뜰이 보살피는 사람이 있다. 광명시에서 길고양이를 구조하고 보호하는 단체 ‘광명길고양이친구’(이하 광명길친)의 오지영 대표다. 재건축, 재개발이 끊이지 않는 광명에서 길고양이를 돌보는 데 아낌없는 애정을 쏟고 있는 그를 만나 보았다.


-고양이 사랑이 각별한 듯한데.

“고양이를 길러 본 사람은 느낄 수 있다. 특별한 유대감을 느끼게 하는 가족이다. 강아지의 경우, 주인만 바라본다. 예상되는 행동이 있다. 그렇지만 고양이는 예상밖의 행동을 많이 한다. 그 엉뚱함이 매력적이고 기쁨을 준다. 고양이는 지능도 높다.”

 

-고양이를 돌보게 된 계기는.
“2019년 6월쯤이다. 강아지와 산책을 하다가 쪽지를 하나 발견했다. 개발 현장에 버려진 고양이에게 밥을 줄 사람을 찾는다는 내용이었다. 그간 돌보던 분이 이사를 가게 된 상황이었다. 바로 연락해 맡기로 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광명길친’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활동하게 되었다.”


-광명길친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광명시를 중심으로 질병과 사고로 인해 구조된 길고양이들이 지낼 수 있는 쉼터를 운영하며 봉사하는 단체다. 현재 광명길친 카페에는 1,700여 명이 함께하고 있다. 광명시에서는 동시다발적으로 재개발이 이루어지다 보니 이사를 하면서 버려지거나 재개발 현장에서 목숨을 잃는 고양이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광명길친에서 고양이들을 모두 구조할 수는 없지만 힘이 닿는 대로 최선을 다해 돌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길고양이 개체수가 많아 어려움이 클 듯한데.
“고양이 대부분이 사고와 질병으로 입소하는 형편이라 수술비, 검사비, 진료비, 약값, 병원비 등을 감당하기 어렵다. 더구나 광명길친에서 구조한 고양이뿐만 아니라 광명시의 민원을 통해 구조되고 입소한 고양이들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광명시에서 쉼터와 기본적인 생활비를 지원해 주고 있지만 동물병원 치료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병원비가 한 번에 20~30만원에서 많게는 100~200만원 정도나 되다 보니 정기 후원과 모금으로 병원비를 충당하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광명길친이 앞장서고 광명시가 지원하면서 2022년 9월에는 버려지는 동물들을 위한 소중한 공간이 탄생했다. 바로 광명시 하안동에 문을 연 돌봄센터 ‘길동무’. 이곳은 재건축, 재개발 등으로 버려지는 길고양이들을 위한 쉼터다. 길동무는 실내76.92㎡(약22평) 규모로 격리실, TNR(고양이 중성화) 케어실, 놀이 공간 등을 갖추고 있다. 재건축, 재개발 현장에서 구조된 길고양이들 가운데 중성화 수술 후 회복이 필요하거나 질병을 앓는 고양이를 일시적으로 보호하고 돌본다.


-길동무가 탄생한 과정을 떠올리자면.
“처음에는 광명길친에서 월세로 쉼터를 마련해 길고양이들을 돌봤다. 그렇지만 회원들 힘으로만 돌보기에는 한계가 있어 광명시에 끊임없는 제안을 하고 도움도 요청했다. 이후 박승원 시장님이 쉼터를 방문하셨고, 많은 분들의 노력과 도움에 힘입어 광명시에서 소중한 공간과 사료 등을 지원하게 된 것이다. 길동무 개소는 전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고, 인근 지자체에서도 견학을 위해 찾아오고 있다. 광명시에 거듭 고마움을 전한다. 광명길친의 봉사와 노력을 누군가는 알아 주는 것 같아 참으로 감사한 마음이다. ”

고양이는 영역동물이어서 특정 장소에 살며 다른 개체가 들어오는 것을 방어한다. 특히 수컷 고양이는 영역 스트레스가 심해 자신의 영역을 벗어나서 살아가기 힘들다고 한다. 재개발 구역에서 구조되는 길고양이는 전체 개체수의 10%에도 못 미친다고 한다. 현재 길동무에서는 길고양이 50마리 정도가 살뜰한 보살핌을 받고 있다. 광명길친은 2019년부터 고양이 입양을 시작해 지금까지 입양을 보낸 고양이가 200여 마리에 이른다고 한다.


-길고양이를 돌보는 기쁨을 말하자면.
“조금이라도 먹거리를 챙겨주면 고양이들은 쪼르르 달려온다. 그 모습을 보며 생명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함을 늘 느낀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입양을 가서 잘 사는 고양이들을 볼 때 가장 큰 기쁨을 느낀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이야기하자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데 병원비 부담이 아주 크다. 유기되는 반려동물의 90%가 비싼 병원비에 원인이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유기는 범죄이고,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까 쉽게 들이고 쉽게 버린다. 이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본다.”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길고양이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은 많지 않다. 광명길친의 활동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의 입장도 듣고 있다. 현재 광명시에서는 끊임없이 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고, 길고양이들이 생존의 위협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도 소중한 생명이니까 지구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음을 써 주시기를 바란다.”

광명길친은 광명시와 손잡고 길고양이 구조와 치료, TNR(고양이 중성화) 참여, 시급식소 협약, 입양, 바자회, 로드킬 방지 캠페인 참여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밤낮으로 길고양이를 돌보는 광명길친의 숨은 노력이 있기에 길은 계속 열릴 것이다. 사람과 길고양이의 동행이라는 아름다운 길 말이다.

공익홀씨단 소개

공익홀씨단은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 소속으로 공익활동과 관련한 다양한 지역소식 인터뷰 공익칼럼 등을 작성하는 공익활동 홍보기자단 입니다. 시민기록자로서 사회적가치 확산을 위해 활동합니다.